옥류동천을 오가며 스치고 지나던 골이 있다.
계곡의 폭이 작게 보여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던 골이다.
그러나 필봉에서 조망한 그 골짜기는 꽤 길어 보이고
그 골의 좌우 능선에서 부챗살처럼 흘러내리는작은 골짜기가
많아 보여 계곡이 무척 궁금하다. 그래서 향로산 중모골로 나선다.
언 제 : 2021. 9.12
걸은 길 : 표충사주차장-중모골-향로산-형제봉-섬들식당(7.65k, 8h 28m)
함께한 사람 : 의상봉, 산수, 나
필봉에서 담은 향로산과 중모골(주황색 라인)
천군만마를 호령하며 흐르든 옥류동천은 오늘 조용히 소리를 낮추고 있다.
표충사와 필봉
여기는 칡밭골이 아닌데...
여기서 우측 중모골로 들어선다.
중모골 계곡 초입 부의 모습
중모골은 초입 부와는 달리 폭이 꽤나 넓다.
골치기에 힘든 곳은 그다지 없지만 결코 유순한 계곡은 아니다.
작전도로를 통과하고
비온 뒤에는 멋진 폭포가 되겠다.
계곡 물은 크고 작은 바위 아래서 작은 소리로 흐르고
푸른 이끼 가득한 구간에서는 지리산 어느 골짜기를 걷고 있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영알에서 보기 드물게 사람이 다닌 흔적도 시그널도
산 짐승의 발자국도 전혀 없는 순수한 계곡이다.
너들 계곡 옆 전망이 트이는 바위에 오르니 재약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뒤돌아보니 수미봉이 얼굴을 내민다.
향로산 좌측 능선까지는 아직 직선으로 700여 미터의 거리다.
선두에서 길을 개척하시는 의상봉님은 혈투 중이다.
항상 든든하다.
간간이 흔들리는 작은 바위가 주의를 요하게 하고
계곡 상류에서 좌측 능선을 따르며 한바탕 비지땀을 흘리니 등로에 닿는다.
동서남북 시야가 탁월한 향로산 정상에서!
옛고개를 지나고
형제봉을 오르니 매바위 형상이 궁금해져 자꾸만 나무사이로 눈길이 간다.
전망이 트이고 웅장한 매바위가 모습을 나타낸다.
그렇다.
저기 매 한마리가 양 날개를 활짝 펼치고 하강하고 있군!
산은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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