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21. 1. 28
걸은길 : 주암마을-주계바위-주암삼거리-재약산수미봉-사자봉-샘물상회-주암마을(11.30k, 7h)
동행인 : 의상봉, 산수 그리고 나
한 팀의 산객들이 주암마을 주차장에 도착할 쯤
우리 일행은 곧 만개할 것 같은 목련 봉오리 옆을 따라
주암계곡 건너서 주계바위로 향한다.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든 주인은 주차비를
양심에 맡긴다는 메모를 남겨두고 자리를 떴다.
이 또한 대면을 피하려는 covid-19의 영향이라 씁쓰레하다.
오후부터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 예보가 있다.
그러나 여기 주계바위를 향하는 양지 녘은
봄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듯 따뜻하기가 그지없다.
주계바위 정상으로 향하는 짧은 로프 구간을 지난다.
세월의 무게로 돌리고 싶지 않은 게 욕심일까 바램일까...
오늘은 발걸음이 무겁다.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시간만큼만 살다 가는데...
바람은 차지 않지만 모든 것을 다 날려버릴 듯 세차다.
재약산 사자봉을 기점으로 상류가 좌(천왕재) 우(샘물산장)로 나누어진 주암계곡
봄이면 연분홍 진달래가 능선길과 바위에 조화롭게 피어
산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저 걸어온 능선과 우뚝한 주계바위
언제나 보아도 멋지다.
전망바위에 선다.
영알의 준령들은 항상 산객을 감동시킨다.
주인장이 자리를 비운 주암삼거리 주막을 지나 재약산 수미봉으로 향한다.
아주 오래전 가을날 이 길에서 아주 짙은 더덕 향에 취한 적이 있었는데...
정상주변은 등반 인증을 담는 사람들의 줄이 길다.
정상석을 지나 데크에 기대선다.
따뜻한 커피가 생각난다.
기상청의 예보가 벌써 여기에 미치는 걸까?
사자봉으로 오르는 계단에 부는 바람의 세기, 아! 장난이 아니다.
강한 바람으로 얼음골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었나 보다.
사자봉 정상 주변은 평소와 달리 한산하다.
샘물상회에 들린다. 구수한 두부가 별미다.
추억을 되새겨주는 화목 난로 옆에서
사람 없어 우리들만의 시간을 가진다.
얼마의 시간 후 청춘 남녀 두 명이 들린다.
난로에 장작을 넣는 주인장의 말투가 구수하다.
샘물상회를 나서니 강한 바람에 하얀 게 휘날린다.
강한 바람은 괜스레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토기봉 좌측 주암마을로 가는 긴 너들 길을 지나
인적 끊긴 펜선 지역에 이르니 제법 눈이 내린다.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분위기는 동심을 일깨워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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