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깊어가
끝자락에 다다르고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두둑 두둑 두둑
대지의 마른 잎사이로
떨어지는 이른 새벽
배낭 매고 길을 나서니
괜스레 센치멘탈 해진다.
언 제 : 2019. 11. 28
걸은 길 : 화제마을-신선봉-선암산(매봉)-새미기고개-화제고개-작은오봉산-제2오봉산-오봉산-골마을(16.56k, 8h 39m)
동행 인 : 의상봉, 예산, 산수 그리고 나
이른 새벽에 나선 산객들
평소와 다름없이
따뜻한 텐트 안에서 함께 아침을 한다.
지나가든 순하게 생긴 마을 강아지도
텐트안 우리가 궁금했는지
한동안 주변에서 경고음을 짖다가 그냥 지나간다.
산행 들머리
해짧은 겨울날 조금은 긴 거리 때문이리라,
리딩하는 의상봉님의 발걸음이 산악 오토바이 수준이다.
예산님! 잠시 걸음을 멈추세요.
매봉을 배경으로 흔적을 남긴다.
때론 메마른 낙엽 길을 걸을 때
두발자욱 걸으면 한 발욱은 뒷걸음 짓이다.
파란 하늘은 모습을 감추고 바람은 매섭다.
신선봉에 이르니
거세 바람과 운해가 시야를 가린다.
신선들만의 놀이 장소라서 그런 걸까?
바람 잠잠한 장소 골라 잠시 앉으니
차가운 기온이 온몸을 스친다.
운해와 숨바꼭질하는 매봉.
전망 바위에서의 산수님.
신선봉은 운무에 그 모습을 감추고
산객들은 그 모습에 마음이 급해진다.
매봉(선암산)
매봉에 이르니 서서히 하늘은 그 모습을 나타내고
철탑 선 걸어온 능선이 햇살에 선연하다.
매봉 바위에 서니
사방이 확 트이는 그야 말로 멋진 곳이다.
걸어 가야 할 능선.
길이 멀어 본인다.
새미기고개 도달하기전
700봉 멋진 자리에 앉아 점심 시간을 가진다.
잘 정비된 편백나무 숲을 지나니
정자 외로이 선 새미기고개다.
새미고개에서 화제고개까지 유순하고 부드러운 길을 지나
화제고개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작은 오봉산 오름과 제2오봉산 오름길은
산객의 발걸음을 몹시도 무겁게 한다.
능선 길의 따뜻한 훈풍 때문이랴
진달래가 여기저기에서 계절을 잊고
산객들에게 뽐을 내고 있다.
평소 남해고속도로를 오가며
지금 걷고 있는 이 능선이 궁금했는데,
오늘 의상봉님의 리딩으로 걸으니
기쁨이 끝이 없다.
걸어 온 능선
낙엽 아래의 잔돌 조심 하세요.
산행 날머리의 낡은 켄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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