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산,
지리산!
산문이 열린
삼일 째 되는 청명한 양력 오월 초사흘,
칼바위골과 깊은골 사이의 능선
지리 천왕 남릉으로 향한다.
언 졔 : 2021. 5. 3
걸은 길 : 중산리주차장-법천폭포-천왕남릉-천왕봉-로타리대피소-순두류-중산리주차장(12, 37k, 10h 17m)
의상봉님과 함께
근래 들어 보기 드문 맑고 청명한 날씨.
언제나 처럼 지리산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법천폭포에 들린다.
은은한 커피 향 들이키며 여유로움을 가진다.
출령다리에서 깊은골을 담고
나무계단을 오르고
“그렇습니다”
천왕 남릉으로 접어든다.
키보다 훨씬 더 큰 산죽지대는 끝없이 이어지고
첫 번째 전망바위에 이르러서야 시야가 약간 트인다.
산죽 지대는 계속되어 건너편 로터리 대피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암릉이 있는 뜀바위(침니 자일) 구간 아래 까지 이어진다.
당겨본 문창대
소나무는 무슨 생각을 하며 속세를 굽어보고 있을까!
암릉에 오르니 뜀바위(침니 자일)이다.
지나온 길 되돌아보니 연초록 물결의 산하가 산객을 감탄시킨다.
좌 우 어느 방향으로 눈길을 두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저기 계곡에는 유암폭포가
일출봉 능선 넘어로 남부능선이 아련하다.
또 한번 더 되돌아 보고
<의상봉님.>
정면으로 눈길을 두니 천왕봉이 지척이다.
건너편 좌측 바위로 뛰어 넘을 자신이 없다.
바위를 뛰어 넘는다 하여 뜀바위로구나.
위에서 아래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바위 사이의 간격이 너무 넓다.
그래서 나무에 매인 자일을 타고 조심히 내려선다.
한손으로는 자일을 나머지 한손으로는 옆 바위를 밀치면서.
바닥에 닿기까지는 자일이 조금은 짧다.
고도를 높이니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음지쪽에는 아직 그대로다.
암릉 좌 우를 돌아 깊이 파인 좁은 바위 통로를 오르니
아! 전망이 환상적이다.
<photo by 의상봉님>
<photo by 의상봉님>
좁은 바위 통로
<photo by 의상봉님>
그리고 수직 바위를 직등 한다.
바위 좌측의 가느다란 로프가 보이는데... 중간에 끊어져 있다.
로프를 잡을 경우 바위 좌측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어 안전상 정리했나 보다.
지난 밤 차가운 기온에 진달래 봉오리가 얼었구나!
주 등로에 안착하여 나무계단을 오른다.
변함없이 반겨주는 멋진 고사목, 그 모습 오래도록 보고 싶다.
143개의 나무계단 시작점에서 천왕동릉으로 살며시 접어든다.
암자터 암벽에 이르니 나선 사람이...
“아이구나!”
“암자터 답사중입니다. 되돌아 나가겠습니다.”
천왕봉으로 오른다.
너무 안이하고 무감각했나.
계단을 오르며 혹시나 해서 뒤돌아보니
뒤 따라 나온 그 분 말씀 “하산 하는 게 아닙니까?”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
천주(天柱) 큰 바위를 한 바퀴 돌아 오른다.
동릉으로의 아쉬움에...
천왕 남릉.
여유롭게 로터리대피소에 이르니 망설어진다.
35분 안에 순두류에 도착할 수 있을까?
그래 자신을 믿어 보자.
순두류에 도착하니 5분전에 버스는 떠났다.
그렇다. 지금은 동절기다.
도열한 병사와 같은 도로 옆 연초록 키 큰 나무의 호위를 받으며
그렇게 포장 길 따라 35분 걸어 법계교에 이른다.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함양독바위와 상내봉(와불산, 부처바위) (0) | 2021.12.30 |
---|---|
지리 작은샛골의 여름 (0) | 2021.07.05 |
지리산 천왕봉 (0) | 2021.01.16 |
지리산 일출봉능선의 가을 (0) | 2020.10.15 |
지리산 칠선계곡 (0) | 2020.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