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새벽 2시.
한계령에는
벌써 수백 명의 산객들이 탐방출입문을 향해 부채꼴모양으로 긴 도열을 하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대형버스의 행렬,
쌀쌀한 초겨울 기온, 그리고 강한 바람,
이 악조건 속에서 말없이 수고하시는 경찰관에게 마음으로 격려를 보낸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한참이나 지나서 출입문이 열린다.
산은 항상 그곳에서 푸근한 마음으로 산객들을 맞이하는데,
산객들은 산이 사라지기라도 하는 냥 서로 앞선다.
한계령에서 시작되어 끝청에 도달할 때 까지 끝없이 이어진 Head Lamp
그 불빛은 살아오면서 목격하지 못했던 순례자의 긴 행렬 같다.
산행 동지인 Wife와 Wife의 친구에게 긴 시간의 산행이므로 무리하지 않도록 부탁 또 부탁하면서 수십 번을 뒤 돌라본다.
뒤 돌아보는 내 행동이 그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간혹 사진을 찍는다는 핑계로 그들의 시야에서 멀리 떨어져도 본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숨찬 모습으로 Wife와 Wife의 친구는 등 뒤에 서 있다. 능선 정상부의 나무들은 이미 겨울 채비를 끝냈다.
희운각대피소는 오색 단풍 물 결속에 숨어 있다.
백길 기암 속에 박혀있는 수많은 붉은 보석들
수정 보다 맑고 맑은 옥수(玉水)가 흐르는 멋진 병풍, 천불동 계곡!
그 화려함에 마음껏 취해본다.
산행날짜 : 2013. 10. 13
산행코스 : 한계령-중청-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설악동
산행동지 : Wife, Wife 친구1명
▲한계령입니다. 불빛이 있는 곳은 포장마차입니다.
▲끝청까지 이어진 산객들의 모습입니다.
▲끝청에서 조망한 지나온 서북능선입니다.
▲희운각대피소로 향하면서 담은 고사목입니다.
▲희운각대피소입니다.
▲▼기암속에 핀 천불동계곡의 단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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