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2022)

정족산 금봉암

돌담 길 2022. 12. 22. 13:11

“산행은 인생이다!”

누군가 한 말이다.

 

그렇다. 젊었을 땐 인지하지 못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 공감하게 된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내딛는 과정에서

인내와 도전 그리고 겸손을 얻게 되고

진솔하게 인생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게

산행인 것 같다.

 

한파가 주춤한 날, 정족산 자락에 위치한 금봉암을 찾는다.

 

1. 언 졔 : 2022. 12. 20(화)

2. 걸은 길 : 내원사주차장-금봉암-임도-장대골-노전암-주차장(7.33k, 5h 58m)

3. 의상봉님, 산수님 그리고 나

한파가 잠깐 주춤한 아침이다.

그러나 그늘진 곳은 아직 찬 기운이 강하다.

 

 

간이 화장실 지나 좌측으로 난 가파른 길을 잠시 오르면

여기 삼거리 소나무 아래에 이정표를 만난다.

오늘은 우측 낙엽 덮인 사면 길 따라 금봉암으로 향한다.

금봉암으로 가는 사면 길은 협소하고 낙엽 쌓여

발이라도 헛디디면 저 아래로 구를 것만 같다.

 

금봉암이다.

 

 

암자 앞마당 아래에 노오랗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스님의 따뜻한 마음일까? 긴 대나무 장대가 바닥에 놓여 있다.

스님, 지나는 산객이 감 딱 3개만 따겠습니다.” 마음으로 허락을 받는다.

! 그 달콤한 맛!

그래서 마음으로 또 허락을 구하며 다시 3개를 땄서 먹었다.

 

 

암자 앞 텃밭 옆 멋진 조망터에 자리한 정자!

 

정갈하고 잘 정리된 암자다.

 

 

암자 위 암봉의 멋진 전망대에서!

 

 

 

바람 없는 따뜻한 날씨라 마음이 한층 가볍다.

잠시 능선을 걸어 임도를 만나고 우측 장대골로 향한다.

최근 임도에서 장대골로 향한 산객은 전혀 없었나 보다.

 

 

낙엽 쌓인 급 내리막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와

장대골 우측 계곡에 자리한다.

 

두 분이 준비해온 맛난 전 과 전 전골에다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철 지난 계곡에 한참동안 앉아 분위기에 젖는다.

 해가 나뭇가지에 걸릴쯤 찬 기운이온몸을 휘감아 일어선다.

 

 

노전암으로 향하는계곡 좌우측으로

옛 선인들이 일궈놓은 생활터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척박한 공간에 힘들게 축대를 쌓아 터전을 일궜던 분들은 어떤 분이었을까?

 

지나는 길에 감나무에 매달린 감이 유혹한다.

 

 금봉암 앞 뜰 감이 더 달콤했다.

 

지나간 시절에 이 능선, 저 봉우리를 걸었던 이야기꽃을 피우며 주차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