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산 금봉암
“산행은 인생이다!”
누군가 한 말이다.
그렇다. 젊었을 땐 인지하지 못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 공감하게 된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내딛는 과정에서
인내와 도전 그리고 겸손을 얻게 되고
진솔하게 인생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게
산행인 것 같다.
한파가 주춤한 날, 정족산 자락에 위치한 금봉암을 찾는다.
1. 언 졔 : 2022. 12. 20(화)
2. 걸은 길 : 내원사주차장-금봉암-임도-장대골-노전암-주차장(7.33k, 5h 58m)
3. 의상봉님, 산수님 그리고 나



한파가 잠깐 주춤한 아침이다.
그러나 그늘진 곳은 아직 찬 기운이 강하다.

간이 화장실 지나 좌측으로 난 가파른 길을 잠시 오르면
여기 삼거리 소나무 아래에 이정표를 만난다.
오늘은 우측 낙엽 덮인 사면 길 따라 금봉암으로 향한다.
금봉암으로 가는 사면 길은 협소하고 낙엽 쌓여
발이라도 헛디디면 저 아래로 구를 것만 같다.



금봉암이다.


암자 앞마당 아래에 노오랗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스님의 따뜻한 마음일까? 긴 대나무 장대가 바닥에 놓여 있다.
“스님, 지나는 산객이 감 딱 3개만 따겠습니다.” 마음으로 허락을 받는다.
아! 그 달콤한 맛!
그래서 마음으로 또 허락을 구하며 다시 3개를 땄서 먹었다.

암자 앞 텃밭 옆 멋진 조망터에 자리한 정자!


정갈하고 잘 정리된 암자다.


암자 위 암봉의 멋진 전망대에서!



바람 없는 따뜻한 날씨라 마음이 한층 가볍다.
잠시 능선을 걸어 임도를 만나고 우측 장대골로 향한다.
최근 임도에서 장대골로 향한 산객은 전혀 없었나 보다.

낙엽 쌓인 급 내리막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와
장대골 우측 계곡에 자리한다.
두 분이 준비해온 맛난 전 과 전 전골에다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철 지난 계곡에 한참동안 앉아 분위기에 젖는다.
해가 나뭇가지에 걸릴쯤 찬 기운이온몸을 휘감아 일어선다.

노전암으로 향하는계곡 좌우측으로
옛 선인들이 일궈놓은 생활터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척박한 공간에 힘들게 축대를 쌓아 터전을 일궜던 분들은 어떤 분이었을까?
지나는 길에 감나무에 매달린 감이 유혹한다.
금봉암 앞 뜰 감이 더 달콤했다.


지나간 시절에 이 능선, 저 봉우리를 걸었던 이야기꽃을 피우며 주차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