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종주)
언 제 : 2021. 10. 3
걸은 길 : 배내고개-재약산 사자봉, 수미봉-죽전마을-청수좌골-단조늪-신불산-간월산-배내봉-배내고개(28.70k, 11h 30m)
이른 새벽인데, 배내고개와 석남터널 분기점 삼거리에서 부터
배내고개까지 가로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예전에 보지 못한 풍경이다.
영남알프스 하늘 억새길 종주,
배내고개를 기점으로 배내봉으로, 능동산으로 다 걸었지만,
어께에 내려앉은 세월의 무게를 알고자 이 좋은 계절 다시 걸어본다.
어디에서 출발 할까?
역시 세월은 용기를 많이 았아 갔다
자연스럽게 배내고개주차장으로 들어선다.
04시 10분 이른 새벽,
영알을 찾는 산객들로 배내고개 주차장은 북새통이다.
대부분은 배내봉으로 일부는 능동산으로 걸음을 옮긴다.
느린 걸음으로 능동산 방향 임도로 향한다.
샘물상회에 이르니 칠흑 같은 어둠이 물러나고 여명이 밝아 온다.
잠에서 깨어난 백운산 호랑이가 보이는 전망바위에 이르니 아침 해가 떠오른다.
양력 10월 초사흘 훈훈한 바람이 이는 재약산 사자봉에 이르니
근래에 보기 드물게 청명한 가을 아침이 펼쳐진다.
천황재 데크는 비박을 즐긴 사람들이 아침 준비로 분주하다.
수미산 나무데크에서 잠시 평화스러운 산들 늪과 영축라인을 담고는
느린 걸음으로 가을 아침을 즐기며 산들늪으로 향한다.
모닝 커피가 간절하게 생각나는 순간이다.
문수봉, 관음봉 그리고 향로산이 아침 햇살에 찬란하게 빛난다.
긴 나무 데크를 내려서 몇 년 전에 정비된 산들 늪 산책길을 걷고서
정겨운 산들 늪을 가로지르는 데크 길을 지나 죽전 삼거리로 간다.
죽전마을을 지나 청수좌골로 오른다.
청수좌골은 된 오름길이 아닌데도 발걸음이 무겁다.
단조샘 지나 단조늪 방화선을 따르다 신불재로 가는 등로와 합류한다.
영축산은 패스한다.
단조늪에는 산부추 꽃과 용담이 지천이다.
억새!
줄기가 갈색으로 변하고 꽃송이가 솜사탕처럼 부풀어
역광의 가을햇살에 눈부시게 빛날 때가 가장 아름답다.(나의 생각)
이번 주나 다음 주가 감상하기에 최적기 일 것 같다.
저기를 보면 지난날 에베로, 탈레이, 쓰리랑 그리고 아리랑릿지를 집중 답사하던 때가 떠오른다.
산행에 입문한 이래로 오늘처럼 영알에서 많은 산객을 만나기는 처음이다.
청명한 날씨, 영알 9봉 완등하는 님들, 3일 황금 연휴
그리고 나처럼 산이 좋아 오른 사람 등등...
9봉 완등 인증샷을 하는 님들의 긴 줄.
영남알프스 9개 산 정상은 다 같은 모습이다.
휴게소를 이용하려는 산객들 틈에서 30여분 대기하여
생수 한 병을 사고서 달달한 자판기 커피 힘으로 간월산으로 오른다.
영알 하늘억새길의 간월산에서 배내고개까지의 마지막 구간,
생각인지 은근히 긴 거리다.
길 좀 비켜주게!
요즘 무척 많아진 야생 염소들이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간월산 천상골과 간월산 중앙능선을 응시한다.
지난날 저곳을 오를 때의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 살아 난다.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긴 계단을 내려서 출발지 배내고개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