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영남알프스
가지산 산허리를
감싸고 흐르는 운해
어쩌면, 지리산 반야봉에서의
그 잊히지 않던 때를 생각하며
학심이골 산행을 다음으로 미룬다.
습하고 무더운 공기를 헤치고
간월산 정상에 이르니 전망이 조금 터 인다.
푸른 억새사이에 점점이 수놓고 있던
유월의 나리꽃, 그 나리꽃 대신에 키 작은 노오란
원추리가 7월의 간월산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물소리 멈춘 지 꽤 오래된 청수좌골을 지나
배냇골에 이르니 계곡의 자갈 수 보다
더 많은 피서객들이 여름을 즐기고 있다.
만족할 비가 충분히 내리기를 기원해본다.
때 : 2017. 7. 30
걸어간길 : 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신불산-단조늪-청수좌골-태봉마을(14k)
간월산의 원추리
배내고개.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여름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로 배내고개 주차장은 붐빈다.
7월말 영남알프스 여름 야생화들
간월산 정상의 일월비비추
간월재
신불산을 오르며 담은 간월재.
어디선가 산 더덕의 향긋한 냄새가
바람에 실려 코끝을 스치는 게 너무나 기분 좋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기웃거려보지만 향기는 이내
바람 따라 흩어진다.
운해는 산 능선의 윤곽을 더욱 또렷하게 만들며
청수골방향으로 넘을까 말까를 한동안 계속한다.
그리고 운해가 만들어주는 경계선을 따라
단조늪에 접어든다.
단조늪 가는 나무데크를 오르다
신불재를 뒤돌아보니
운해가 나를 뒤따르고 있다.
단조늪.
단조늪 지나 청수좌골로 접어든다.
이제 키 큰 나무 아래를 지나니 뜨거운 태양으로 부터 벗어난
여유로움이 생기고,
강원도에서 오신 일가족 4분을 만난다.
40여 년 동안 생각해왔던 영남알프스를 오게 되어 기쁨이 크시 단다.
"더 좋은 날씨와 더 쾌청한 산행조건에
오셨더라면 그 기대에 매우 부합했을 건데..."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