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2017)

육십령에서 담은 무지개

돌담 길 2017. 7. 17. 10:30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대구에서 출발한 원호형의 전화다. 단성IC를 지나니

하늘은 먹물을 풀어놓은 듯 시꺼멓다.

잠시 후 동전만한 빗방울이 우두두둑 차장을 때린다.

기상예보에 불평을 해보지만 하늘의 뜻을 어찌 아리...

함양휴게소에서 함께 아침을 한 후 커피한잔의 여유를

가질 때 비는 조금 수그러든다.

 

여름 야생화가 만발한 덕유산능선에 서서

산허리를 감쌌고 운집했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운해가 펼치는 대자연의 오케스트라를 기대했었는데...

그래서 시간을 기다리며 육십령 전망대, 황점을 돌아서

영각사도 찾는다. 그래, 하늘이 허락하는 만큼 그만큼만 딱! 가보자.

 

호우주의보로 입산을 통제한다는 관리소 앞 입간판을 지나 산길에 접어드니

키큰나무잎에 떨어지는 요란한 빗방울소리, 계곡을 왁자지껄케 하며 흐르는 물소리

사람의 마음을 움츠리게 한다.


: 2017. 7. 15

함께한이 : 원호형, 기섭형, 성지, 성권 그리고 나

육십령에서 담은 무지개


기상청의 새로운 예보를 검색해 보자.

함양휴게소에서 



어릴때는 자주 보곤 했는데

오늘 그 찬란한 모습을 대하니 가슴은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을 기다리며...


꿈 많던 그 시절(83년)

그때도 함께 덕유산을 오르며 담았던 모습.

 나제통문 앞에서.

한동안 이 사진을 보며 지난날의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고즈늑한 영각사.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그 모섭이 아름답다.


무슨 생각이 그렇게도 깊을까!

나선 객들의 방문에 기동도 없다.

영각사 극락전 앞에서


딱! 가는 그곳까지만 가보자!


출입통제!

직원은 간곳없고

출입통제 입간판만이 산객을 대한다.




그냥 갈수없다.

여기가 유토피아다.

연일 수온주를 35~6도로 끌어올리던

 속세와는 별세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중요하다.

또다른 날을 기약하면서.